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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와 벌> 후기 - 1004pbm
: 관리자   :   :   : 2010-04-16 20:05:44  ㆍ: 2447

연극 <죄와 벌>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

B열 17번

 

 

 

극장 안은 내가 대학로 소극장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바닥이 많이 낡아서 긁힌 자국이 많던데, 바닥 정도는 다시 깔아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게 딱히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연극에서는 주로 문과 계단이 달린 이동차(?)를 이용해 극이 진행되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소품은 문이었다.

문고리도 떼어진, 말 그대로 문짝을 이용하는데 이 문짝의 활용도가 굉장히 컸다.

때로는 벽이 되기도 하고, 둘 사이의 거리를 의미하기도 하고, 쏘냐를 압박하기도 하고 말 그대로 문의 역할을 하기도 하던 문짝.

문짝에게도 배우라는 칭호를 부여해도 좋을 것 같다.

 

<죄와 벌>의 첫 시작은 라스꼴리니노프가 무대를 점점 급하게 빙빙 도는 것부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쏘냐의 집을 찾아갈 때 점점 급박해지는 그의 심정을 표현한 듯싶다.

처음에는 쟤네 둘이 무얼 하나 싶었지만 나중에는 아.. 하고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들어가기 전 책자를 통해 줄거리를 대강 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했지만 말이다.

라스꼴리니노프는 자신이 노파와 리자베따와 죽이게 된 이유와 자신의 심정을 말하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이동차를 밀었다가

그 속에 들어갔다가 문을 위에 올렸다가 내렸다 하는 둥 여러 가지 행동을 많이 보이는데 그 행동이 그를 더 절박하게 보이게 해준 것 같다.

배우가 쿵쿵 소리를 내며 문을 가지고 여러 행동을 하고, 바닥에 뒹굴고 울며 외치는 대사들은 그리 쉬운 말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무 몰입해서인지 이해가 쏙쏙 되더라. 라스꼴리니노프가 가여워서 온 얼굴을 찡그려가며 그를 지켜보았다.

사람을 죽이긴 했지만 사람이 이라고 외치던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쏘냐는 창녀라기엔 참 단아한 모습이었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라스꼴리니노프에게 십자가를 받으러 오라하고

주변인을 위해 희생하던 그녀는 마치 성모마리아를 보는 기분을 들게 했다. 비록 몸은 팔지만 정신은 고매한 쏘냐..

라스꼴리니노프가 그녀를 만나려 했던 것은 그녀에게서 구원을 얻고 자신의 죄를 조금이나마 씻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어머니가 등장하여 라스꼴리니노프에게 보낸 편지를 대사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 다음 그가 쏘냐에게

십자가를 받으러 가는 것을 보면서 어머니의 편지가 그의 마음 어딘가를 감화시킨 것 같다고 느꼈다.

어머니의 아들을 향한 사랑이 가득 담긴 그 편지가 그에게 고통을 받고 그 고통으로서 새 삶을 살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 사랑이 그를 다시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를 정화시켜주는 것은 쏘냐지만 정화되는 계기를 준 것은 그의 어머니의 편지가 아니었을까.

 

 

밖으로 나오면서 내가 읽었던 책 <죄와 벌>의 그 어렵다는 감상을 다 잊고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도 하게 해준 연극.

앞으로 이 극단에서 하는 다른 연극들도 기대가 된다!

 

 

 

출처 http://blog.naver.com/1004pbm

작성자 1004p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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