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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컬쳐] 옹점이의 인생 속으로 [관촌수필-옹점이를 찾습니다]
: 관리자   :   :   : 2010-03-02 20:17:44  ㆍ: 3467


▲ 연극 [관촌수필-옹점이를 찾습니다](연출 김원석)의 한 장면     © 사진= 예술극장 나무와 물
                  

다양한 장단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놀이 한 마당

‘행운유수’(行雲流水), 떠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으로, 일정한 규칙 없이 자유로이 흐름을 이르는 말이다. 인생을 단 한 마디로 표현하는 이 말은 이문구 작가의 소설 ‘관촌수필’ 제 3편의 제목이다. 3편에는 6·25전쟁 직후 충청도의 ‘관촌마을’을 배경으로, 작가의 추억담이 담겨 있다.
 
연극 [관촌수필-옹점이를 찾습니다](연출 김원석)는 행운유수의 주인공 ‘옹점이’의 인생사를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민구’가 과거와 현재를 자유로이 드나들며,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이다. 내레이션과 재연을 통해 그의 시점에서 옹점이의 인생을 돌아보고, 타자기 앞에 앉아 과거를 지켜본다.
 
무대 위 특별한 소품은 없다. 한 가운데에 손수레 하나가 엎어진 채 덩그러니 놓여있고, 오른 편으로 타자기와 기타가 있다. 단출한 무대소품으로 다양한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절제의 미학이 돋보인다. 막이 오르기 전과 후, 그 때 그 시절의 영상은 관객들을 과거로 이끈다.
 
“민구야, 내는 난중에 가수 할란다”
 
“이제부턴 여가 니 집이여. 마님 말씀 잘 들여야혀.” 마님 댁에서 부엌데기로 지내게 된 옹점은 민구와 10살 차이가 나지만, 동기간이나 다름없었다. 때로는 숨바꼭질도 하고 그림자놀이도 하는 친구요, 때로는 따뜻하게 감싸주는 누이이자 어머니였다.
 
시간이 흘러, 옹점은 결혼을 하고 둘의 추억은 거기서부터 끊겼다. 결혼을 해서 잘 사는 줄로만 알았던 옹점은 전쟁통에 남편을 잃고, 시댁식구들의 구박에 집을 나왔다. 민구는 이리저리 옹점이를 찾아다니다, 관촌에서 유랑단에 섞여 노래를 부르고 있는 옹점이를 발견했다. 하지만 순간, 민구는 도망가 버렸다. 
 
여기까지가 민구가 들려주는 추억담이다. 모진 세월을 이겨내고 옹점은 예전부터 창가를 흥얼거리며 입버릇처럼 말하던 꿈을 이루었다. 비록 유랑단에 섞여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말이다. “민구야, 내는 난중에 가수 할란다. 박향림이, 신카나리아, 박단마처럼 가수 할란다. 어띠야?”
 
다양한 장단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놀이 한 마당
 
이 작품에는 다양한 장단이 흘러나온다. 민구와 옹점은 손수레를 치고, 긁고, 두드리면서 리듬을 만들어낸다. 동네 아이들과 숨바꼭질도 그냥 하지는 않는다. 발을 구르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엿장수의 가위로 내는 절도 있는 가위질 장단, 리듬감 있는 다듬이질 장단도 인상적이다.
 
기찻길에서 놀던 아이들이 색색의 큰 깃발을 들고 군무도 한다. 휘두르고, 돌리고, 자유자재로 깃발을 다룬다. 울려 퍼지는 창가 가사에 맞춰, 깃발로 자동차도 만들도 운전하는 흉내도 낸다. 화려한 무대장치는 없지만, 작은 소품 하나로 연극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다양한 소리와 장단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놀이 한 마당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전통 가락뿐만 아니라 추억의 놀이와 옛 노래로 한바탕 놀이를 더욱 배가된다. 유랑단 패거리의 접시돌리기, 약장수의 유려한 말솜씨, 옹점이가 부르는 창가, 심장박동을 뛰게 하는 다듬이 소리,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자놀이는 그 때 그 시절의 추억과 연계되어, 작품에 리얼리티를 더한다.
 
***
 
연극 [관촌수필-옹점이를 찾습니다]는 우리네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옹점이의 인생사를 그린다. 그는 먹던 껌과 버터, 비스킷 등을 던져주는 미군들의 모습을 보며, “굶어 죽을지언정 미국 놈의 세파트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바로 이런 모습에서, 옹점은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옹점이의 파란만장한 삶은 흘러간 창가와 다양한 장단으로 흥겹게 포장된다. 극장을 나오면서도 옹점의 노랫소리는 귓가에 아련하게 울려 퍼진다. 소설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이 작품은 그 때 그 시절을 살았던 어른부터 어린 아이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리네 이야기다. 이 작품이 가슴 속 깊이 다가오는 이유다.

(문화전문 신문방송 뉴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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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기자
뉴스컬쳐/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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