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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 푸르가토리움 “연옥을 넘어설 수만 있다면”
: 관리자   :   :   : 2011-04-10 22:04:03  ㆍ: 3192

[연극] 푸르가토리움 “연옥을 넘어설 수만 있다면” 
2011년 04월 06일 (수) 05:40:23 박선혜 기자 museaoa@newscj.com
   
▲ 연극 <푸르가토리움>의 한 장면이다. 싸늘하게 죽은 마르멜라도프의 시신을 보고 슬퍼하는 가족들과 사진 속 우측으로 어두운 곳에서 지켜보는 걸인 로지온 ⓒ천지일보(뉴스천지)

고전 ‘죄와 벌’ ‘신곡’ 각색… ‘선과 악’ ‘신과 인간’의 문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연옥’은 인간의 영혼이 씻기어 하늘로 오르게 하는 곳이다. 연옥의 라틴어인 연극 <푸르가토리움>이 무대에 올랐다.

명품극단의 올해 新 레퍼토리로 선보인 연극 <푸르가토리움>은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과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각색된 작품으로 순수 창작극이다. 연극은 <죄와 벌>의 인물과 상황을 빌려온 것일 뿐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극은 고전적인 내용이라 재미있는 작품들만 찾는 대중들에게 자칫 무게감을 줄 수도 있으나 ‘연옥’이라는 소재를 과감하게 택해 새로운 흥미를 유발한다. 죽은 자들의 세계인 연옥에서 죄 많은 인간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의 불빛을 보여주는 곳이 ‘연옥’이기 때문이다.

연출진은 “이곳(연옥)은 어둡고 무서운 감옥이지만 하늘이 보이는 곳으로 구원의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하지만 연옥이라는 배경을 충분히 끌어내지는 못한 것처럼 보인다. 결과는 죽음과 절망, 광란의 상황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안의 가장인 마르멜라도프가 실직하자, 큰 딸인 쏘냐는 창녀가 돼 가난한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시작한다. 얼마 뒤 마르멜라도프는 다시 직장을 구하게 되지만, 상사인 도지사 이반은 쏘냐를 자신에게 바칠 것을 요구해온다.

   
▲ 마르멜라도프의 큰 딸 쏘냐의 독백 장면 ⓒ천지일보(뉴스천지)
이후 마르멜라도프는 어쩔 수 없이 쏘냐에게 이반을 찾아가라고 말하지만, 쏘냐는 이반을 만나지 못한다. 이에 분노한 이반은 마르멜라도프를 내쫓고, 술에 취해 거리를 걷던 마르멜라도프는 마차에 치여 죽고 만다.

마르멜라도프의 술로 인한 계속된 악행은 어린 동생들과 엄마를 향한 쏘냐의 희생정신을 불러일으키고, 걸인(로지온)을 도와주는 쏘냐의 선행은 결국 아버지의 죽음과 집안의 파멸을 가져온다. 이것이 <푸르가토리움>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선과 악’의 이중성에 주목한 부분이라 볼 수 있다.

고전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신과 인간’이다. <푸르가토리움> 역시 ‘신과 인간’의 관계가 빠지지 않는다. 도지사 이반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던 마르멜라도프가 자신을 심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뿐이라고 선언한 것과 쏘냐의 고해성사를 그려 신에게 의탁하는 인간의 내면을 그린다.

객석과 무대 사이에 걸쳐진 거미줄 세트도 그냥 지나칠만한 것이 못된다. 김원석 연출은 “극한의 상황 즉, 거미줄에 걸려 있는 것처럼 제도나 법률 등 억압과 틀속에 매인 현대인들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극 속의 사람들은 ‘연옥’에서 시간을 버텨가고 있다. 어쩌면 그들은 계속된 질문과 고뇌를 통해 해결 방법을 찾으려 하지만 엉켜버리는 상황에 지친것일 수도 있다. 연극 <푸르가토리움>은 관객으로 하여금 질문과 비판을 서슴지 않게 만든다.

연극 <푸르가토리움-하늘이 보이는 감옥>은 오는 1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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